소개글

경기(驚氣)는 소아과에서 자주 대하는 증상의 하나입니다. 아이가 자라면서 어떤 종류의 경련이든지 경험하게 되는 경우는 5∼8%입니다. 보통 경련은 응급처치를 요하는 경우가 많고 원인을 파악해야 하는 급발증(急發症)의 하나입니다.

일반적으로 ‘경기’란 말은 의학적 용어로서 뚜렷한 개념 정립이 없지만 옛날부터 지금까지 널리 사용되고 있어 의료인이 아니더라도 ‘경기’하면 어떤 상태를 말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보통 신생아를 포함한 소아기에 외부적인 자극에 대한 반응으로 단순히 놀라는 것에서부터 병적인 경련 발작까지 모두를 ‘경기’라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한 생리적인 반응과 병적인 상태는 구분해야 합니다. 여기서 경기(驚氣)의 개념 정리를 해보면 놀라는 기운, 즉 놀란 형상을 주로 이른 말입니다. 어린이는 어릴수록 뇌의 효소계나 뇌신경의 수초화(隨稍化)가 아직 덜 이루어진 상태로, 외부 환경에 적응하는 반응이 깜짝깜짝 놀라는 것으로 시작하기 쉽습니다. 즉 소아는 기혈(氣血), 기육(肌肉), 신기(神氣)가 아직 부족하여 쉽게 놀라게 되므로 세심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병증으로서 문제가 되는 경기는 경풍(驚風)이라 하며 경련을 동반하는 모든 질환을 의미합니다. 열성경련, 각종 뇌막염, 뇌염, 뇌증, 라이 증후군, 간질, 전해질 장애로 인한 요독증, 탈수, 파상풍 등이 이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한의학적으로 경풍은 ‘성인중풍(成人中風), 소아경풍(小兒驚 風)’이라 비유될 만큼 중요시됩니다. 그러므로 우선 아이가 경기를 하면 어떤 기저(基底) 질환으로 말미암은 것인지 아닌지를 각종 기기나 이화학적 검사 소견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한의학적으로 경기의 치료는 평소에 겁이 많고 잘 놀라고 예민한 아이의 경우 진경(鎭驚), 안신(安神), 보심(補心)을 시키는 것을 위주로 합니다. 평소 자주 체(滯)하고 항상 배가 아프다고 하며 대변이 무르거나 변비이고 혈색이 나쁜 아이는 소도(消導), 비위(脾胃)를 보(補)하고 온중(溫中)시킵니다. 항상 머리가 무겁거나 어지러움, 두통을 자주 호소하고 환청(幻聽) 등이 있는 아이는 식풍(熄風), 거담(祛痰)시키는 치법을 위주로 합니다. 치법의 주요 목표는 몸 안에 있는 불필요한 대사산물인 담(痰)을, 특히 뇌에 잔류된 뇌담(腦痰)을 제거해 주는 것인데, 궁극적으로 근본 원인을 제거해 주는 것입니다.